중국이 새로운 태양 전지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 당신은 알고 있는가? 잠든 용이 꿈틀거리기만 했을 뿐인데 벌써 1등이다. 2010년 기준으로 전 세계 태양전지 생산량의 43.2%를 담당하고 있는 중국, 이미 중국은 부품소재(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완제품(태양 전지 셀, 모듈)과 같은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중국 태양전지 1위 회사, 선테크 파워가 있다.


중국은 2005년 142MW의 생산량에서 2009년 4,382MW로 31배 성장하며 세계 최대 태양광 생산 국가로 발돋움했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기업이 선테크 파워다. 선테크 파워는 2006년 158MW에서 2009년 704MW의 생산능력을 확보하여 중국 1위, 전세계 2위의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는 태양 전지 분야의 선두주자이다. 하지만, 이 기업이 창업된지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다면 당신은 믿겠는가? 그들만의 창업스토리 속으로 들어가보자.


평범한 대학생, 세계 최고를 꿈꾸다

이 대단한 기업은 스정롱(施正榮) 회장의 대담한 꿈에 의해 세워졌다. 1963년 장쑤(江蘇)성 양중(揚中)에서 태어난 그는 20대 중반까지는 여느학생과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우리네와 같은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서울 올림픽이 있던 1988년, 중국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되어 호주 UNSW로 유학가면서, 평범하던 그의 삶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UNSW에서 그는 태양에너지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틴 그린(Martin Green) 교수의 지도하에 태양전지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유학길에 오른 지 3년만에 태양전지기술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따내고, 95년 호주에서출범한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에너지 연구센터 멤버로 참여해 정상급 기술진과 함께 제2세대 다결정실리콘 박막태양전지 연구에 몰두하는 등 태양전지 연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세계 각국에 10여 건의 국제발명특허를 출원했고 국제 학술지와 학술회의를 통해 발표한 논문만도 150여 편에 달하여, 태양전지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가며 점점 꿈을 키웠다.

당시 중국은 세계의 매연 공장이라는 썩 유쾌하지 않은 별명을 가진 대표적인 매연 배출국이었다. 단기간에 압축적인 성장을 하다보니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이룩하였고, 환경오염은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8~10%대의 초고속 경제성장 속도로 인해, 중국은 에너지 먹는 하마가 되어가고 있었다. 산술적인 속도로 산업 규모가 성장하면 기하급수적으로 에너지가 필요했다. 즉, 산업이 100만큼 성장하면 120의 에너지가 필요했고 200이 성장하면 300의 에너지가 필요한,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 소비국이 되어갔다. 이에 화석연료에만 의존해서는 향후 중국의 미래는 어두운 하늘아래 태양빛을 볼 수 없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스정롱 회장은 이와 같은 환경을 오히려 기회로 보았다. 그만큼 청정에너지 분야 성장이 절실하기에, 적극적인 중국 정부의 지원이 있으리라 판단하였고,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을 세우겠다는 야심찬 꿈을 품고, 귀국길에 올랐다.

선텍 파워, 고난을 뚫고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최초의 기업이 되다.

노트북과 사업계획서, 그리고 포부만을 품고 달려들었던 한 청년의 도전은 쉽지만은 않았다. 우선 적절한 투자지역은 어디일지, 창업자금은 어떻게 마련할 지, 기술역량은 어떻게 구현할 지, 어느 하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는 말 그대로, 계란에 바위치기 격이었다.




하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다. 스정롱 회장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고민에 빠져있던 그에게, 장쑤성 우시(無錫) 시정부 관계자가 찾아왔다. 유망 토종기업을 발굴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 내겠다는 계획을 가진 우시 정부가 600만 달러의 투자 자금을 선뜻 내놓았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스 회장은 2001년 5월, 드디어 선텍 파워를 창업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기업 경영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창업 자금을 투자하고도 1년이 지나도록 시제품 하나 출시하지 못했고, 대주주가 우시 정부다 보니, 대표이사도 정부에서 파견한 관료였다. 경영 자율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회사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스 회장은 R&D에 집중적으로 역량을 쌓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 개발 역량을 확충하는데 힘썼다.

2002년 8월 첫 제품이 출시된 이후, 쌓아온 R&D 내공을 바탕으로 꾸준히 3~4배씩 생산량을 증대해왔다. 중국 특유의 양질의 저임금 노동력을 바탕으로, 선테크 파워는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또한 스 회장은 미국 주식 시장 상장을 목표로 우시 정부와 협상하여, 정부 지분을 줄이고, 민간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마침내 우시 정부는 그의 생각을 전격 수용했고 스 회장은 정부 보유 주식의 상당량을 인수해 마침내 지분율 46.8%의 최대 주주가 됐다. 국유 기업으로 출발했던 선테크 파워가 민영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드디어, 2005년 12월 14일 꿈에 그리던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첫 중국 기업이 됐다. 2006년엔 일본 최대 태양광 패널업체인 MSK를 인수하여 지속적인 사업 확장 전략을 펼쳤다. 창업 5년만에 거대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로 발돋움 한 것이다.

가격, 그리고 유럽시장 공략, 탁월한 전략적 선택

이와 같은 선테크 파워의 성공은 단순한 R&D 만으로 이루어 진 것이 아니다. 공격적인 비용 절감 전략, 그리고 태양만큼이나 뜨겁게 성장하는 유럽의 태양광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데, 그 성공요인이 있다.

                      공격적인 비용 절감, 선테크 파워의 핵심 전략이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다. 선테크 파워는 그 어떤 전략보다도 비용 절감을 최우선 전략으로 두었다. 오죽하면 2009년 선테크 파워의 사업보고서 첫머리의 회장이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가격 절감을 최우선 순위로 두었을까?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고, 저임금 노동력, 비용 절감을 위한 기술개발을 최우선순위로 둠으로써, 시장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이에 2009년 그 어느때보다 어두웠던 태양광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2008년 대비 42%의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루어 냄으로써, 태양광 시장의 지배자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선테크 파워는 2012년까지 태양광 패널의 1와트당 생산비용을 1달러 이하로 낮추는 공격적인 비용 절감 목표를 세웠다. 이는 결정형 실리콘 태양전지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것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열고 혁명을 이끌어가겠다는 선테크 파워의 정신에 부합하는 대담한 목표이다.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적극적인 가격 절감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


          태양광 시장 국가별 점유율, 독일과 나머지 유럽지역의 점유율이 68%이다.

또한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하였다는 점도 주요 성공요인이었다. 선진국들이 대부분인 유럽은 점차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었는데, 이 중 태양광 에너지는 유럽 대륙을 뜨겁게 달구고도 남을 산업 분야였다. 각 국 정부에서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FIT(Feed In Tariff) 등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산업 성장 정책을 펼쳤고, 그 어느 대륙보다도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급격히 성장했다. 선테크 파워는 먼저 이 유럽시장을 적극 공략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유럽 태양광 시장에서 지배적인 공급자로 부상하면서, 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작은 성공에 자축하는 로마가 되지 않기 위하여

선테크 파워가 향후 지배적인 태양광 생산업체가 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점이 있다. 아직 태양 전지 분야는 걸음마 단계인 산업으로, 현재 태양 전지 분야의 지배적인 사업자들은 언제든 강력한 사업자가 등장하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과거의 성공에 들떠, 미래를 보지 못한다면, 선테크 파워도 그렇고 그런 기업에 머물 것이다.



우선 가격 경쟁력 확보가 임시적인 기업 정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무한한 비용 절감은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결국 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이야 태양광 에너지를 통한 전기에너지 생산 단가가 높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시장 지배자를 가리는데 핵심적인 요소이지만, 일정수준에 이르면 반도체 사업의 무어의 법칙이 깨지듯이, 더이상 비용 절감이 힘든 시점이 오게 되어 있다. 이때가 되면, 다양한 수익 모델 구축, 디자인과 같은 감성적 가치 제공, 건축과 통합된 태양광 시설 장비(BIPV)등 산업 구도가 다각도로 변화할 것이므로, 이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적 시나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 내부적 R&D 역량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기업 외부의 연구소, 타 업체, 비주류 아마추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어 R&D 역량을 비용 절감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과거를 돌이켜보는 것은 자기만족일 뿐, 그 어떤 미래 수익도 보장하지 못한다. 매일 더 나은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일기를 쓰듯, 선테크 파워도 끊임없이 반성하고 더 나은 가치 혁신을 제공하기 위한 모습을 보일 때에만, 성공적인 태양광 패널 제조 업체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린데일리에서 오랜만에 관심있는 기사를 보았다. LG 그룹이 태양광 에너지 개발 역량을 LG 전자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 얼핏 보면 괜찮은 것 같은 이 소식에 딴지를 걸고 싶겠지. 우선 기사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LG그룹이 태양광전지 사업 역량을 LG전자로 집중한다.
 
22일 복수의 LG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 연구개발(R&D)을 진행해오던 LG디스플레이가 태양광 사업에서 손을 떼고 디스플레이 사업에 전념키로 했다.
 
LG 계열사 한 고위 관계자는 “그룹 내부적으로 워크숍을 통해 진지한 고민을 거듭한 끝에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 사업을 LG전자가 맡는 쪽으로 사실상 결론이 났다”면서 “올해 안에 공식적으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박막 태양전지 관련 인력이 LG전자로 이동 배치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답해 다가오는 그룹 정기인사 때 태양전지 관련 인력 배치 교통정리가 이뤄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또 다른 고위 인사도 “(LG전자가 실리콘 박막사업을 하는 쪽으로) 방향이 정리된 것 같다”며 “최종 결정만 남아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동안 LG그룹 내에서 결정형 태양전지 사업은 LG전자가 단독으로 진행하고, 실리콘 박막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연구개발을 동시에 진행해 왔다. 올해 초 두 계열사 가운데 어느 쪽이 실리콘 박막태양전지사업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년 초까지 1년 연기해 둔 바 있다.
 
그런데, 최근 박막전지 효율 시험에서 LG전자가 11%로 10%대인 LG디스플레이를 다소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이중접합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의 수율(불량이 나지 않는 비율)이 높게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왔다.


똑같은 제품을 두고 같은 그룹에서 중복개발을 하고 있다니..... 이보다 비효율적일 수가 있을까...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산업별 의사소통이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LG전자는 향후 5년간 8억 2,000만 달러(9,300억원)를 투자하여 1GW의 생산역량을 갖추겠다는 계획도 발표하였다. 물론 자금이 중요하지만, 의사소통의 방식이 변화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 사내 의사소통 능력을 제고시키기 위한 방안부터 검토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사실 대한민국 대기업에게 고하고 싶은 가장 큰 문제점이 이것인데, 조직이 상하관계로만 이루어져 있다 보니, 중복된 투자와, 목표를 금액으로만 제시하여 업무의 효율성과 창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업계의 선두주자가 되고자 한다면, 변화를 선도해나가는 기업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래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무리 성공하더라도 2류의 이미지를 벗어버릴 수 없는 것인 지도 모른다. LG가 진정 태양광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싶다고 한다면, 다양한 산업분야의 아이디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태양전지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Big Heart of Art - 1000 Visual Mashups      
       다양한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모이면 그 자체로 하나의 위대한 아이디어가 만들어 진다.

말로만 유연한 조직, 창의적인 조직 하지 말고, 다양한 전공의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하나의 통합된 위대한 아이디어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면 좋겠다.(다음에 안하면 내가 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