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감수성으로 빚어낸 사랑의 언어

Insight of sociaty 2010. 12. 3. 18:08 Posted by Green strategist

지하철이든 책방이든,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많이 볼 수 있지만, 시집을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너무나 이성적인 면만을 쫒아 가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나 또한 시집을 들여다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처음 드는 시집이 이렇게 좋은 건지는 미처 몰랐다. 성공을 위해서, 사회적 인정을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려 간 들,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한 무슨 의미가 있으리요. 감수성을 자극하고, 삶의 의미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이런 책들은 좋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그대에게 장미꽃을...


김남조, 수능 언어영역 분석만 하다 중요한 시인으로만 알고 있던 그 사람의 시를 읽으며, 내가 이렇게 심적으로 전율이 일 줄은 미처 깨닫지 못했다. 내가 애인이 있고 사랑으로 인해 웃어도, 울어도 보고 기뻐도 보고 슬퍼도 봐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수능 언어영역 칠 때, 밑줄 좍좍 그어 가면서 상황, 정서, 태도들을 분석해서 문제를 풀어대던 그럴때 읽던 시가 아니었다. 마음에 징을 울리는 듯한 그런 느낌. 다른 매체를 통해서는 얻을 수 없는 묵직한 느낌이었다.

          
                

                                 당신은 내게 완벽한 사람입니다.


사랑으로 지친, 삶에 지친 분들께 시집을 한번 읽어 보시기를 강력 추천 드린다. 꼭 이 시집이 아니더라도, 시가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자양분이 될 수 있음을 확신한다. 시집을 읽는 남자. 멋있지 않을까? 이번에 읽었던 김남조 시인의 '사랑하리, 사랑하라' 라는 시집의 '너의 집' 이라는 시를 소개한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랑 너무 맞아 떨어져서 가슴을 울린 그 시다.



너의 집

너의 집을 지어주마
사랑하는 사람아
은밀하여 누구도 못찾을 곳에
이승의 쉼집을 마련해주마
동서남북 문을 내고
문들 사철 열어두는 집

살다가 살다가
세상이 손을 놓아 너 혼자인 날엔
문설주에 손자국 없이도
와 있곤 하겠느냐
한밤의 목마름과
못 고칠 미운 짓거리까지도
아아 너의 모든 것
예 와서 담겨주겠느냐

아무도 안산다 싶은 곳에
바람은 능히 살고
아무도 안 온다 여길 때에
그리움 물밀듯이
너의 집에 너 머물면
내 하늘 절로 달밤이리

너의 집을 지어주마
사랑하는 사람아
옷고름을 풀듯이
세상살이 골병들을 풀어버리고
엊그제 몸살도 지워버리고
쉬어라 쉬어라
설핏 보기만 해도 눈물 나는 나는
그 집 울타리 둘러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