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환풍기 수리공으로, 밤에는 무대 행사 가수로 살아왔다. 중졸이라는 학력을 가진 이력서에 세상 사람들은 너무나도 냉담했다. 그래도 노래하는게 좋아서, 이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그러던 내게 기회가 찾아왔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나에게는 목숨만큼이나 절박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나는 승리했다.

슈퍼스타K2가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100여 만명이 동원된 음악 콘테스트였기 때문이 아니다. 아버지를 여의었지만, 슬픔을 딛고 최선을 다해 노래 불렀던 박보람, 어린 시절 집단 따돌림을 음악으로서 치유하고 세상에 당당히 나선 장재인 등,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가 있었기에 성공적인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우리주변의 보통사람이었던 이들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주었기 때문에 보는 내내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지 않았을까?

물론 이것도 상술이라 보는 시선도 있겠으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엠넷은 이런 사람들의 스토리를 '이용' 한 것이 아니라 잘 '활용' 한 것이다. 있는 것을 활용하지 않고 묵혀둔다면 그것이 오히려 바보같은 짓이 아니겠는가? 오히려 이런 인생 스토리는 누구나 하나씩 갖고 있기에, 이를 음악적 요소와 적절히 가미시킨 엠넷 제작진들이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스토리(Story) 당신의 뇌리에 기억된다

' 나는 저번 크리스마스때, 여자친구랑 함께 보냈지. 아침부터 인천으로 놀러가자고 약속했는데 아무리 전화를 해도 안받더라고, 오후 2시쯤에야 겨우 받아서 추운 날씨만큼이나 쌀쌀하게 여자친구에게 차갑게 대했지. 근데, 인천 월미도에 놀러간 케이블카 안에서 날 위해 밤새워 준비한 선물을 꺼내놓더라고. 그때의 감동은 잊을 수 없지......'

이제 1년이 다되어가는 필자의 이야기이다. 이 당시 열심히 외웠던 영어단어는 까먹더라도 아마 첫사랑의 풋풋한 크리스마스 스토리는 평생토록 잊지 못할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건 이야기다. 내가 그렇게 기억하려고 했던 영어단어, 수학공식은 시간이 지나면 까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을 움직였던 이 소소한 이야기는 아마 평생토록 내 기억속에 남아 가슴을 따뜻하게 해 줄 것이다.

인지심리학적에 따르면 우리의 뇌에는 '이야기 저장 영역'이 따로 있다. 내가 느끼고 경험한 이야기들이 내 머릿속에 저장되는 이 공간은 거의 무한한 정도의 기억용량을 가지고 있으며, 그 어떤 내용보다 잘 기억된다고 한다. 단편적인 기억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서 이해하게 되면 기억하기 쉬운 것도 다 이와 같은 논리라 한다. 어린 아이의 머릿 속을 분석해보면 언어를 배우기 전에 이미 말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고 하는 정도다. 상품을 광고하는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 상품의 자세한 스펙들은 다 기억 못해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었던 광고는 뇌리에 박힌다. 상품판매도 똑같다. 유형적인 가치도 물론 중요하겠으나, 브랜드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부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당신을 감동시키는 건 숫자가 아니다

경제학을 배울 때 제일 처음에 깔아 놓는 전제가 하나 있다. 모든 법칙에 적용된다.
'인간은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가장 기본적인 전제였지만, 가장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였다. 나 같은 경우만 해도, 합리적으로 모든 상품의 품질, 가격을 따져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아 이거 사고싶다 이러면 고르고 그랬는데, 그 당시에는 학문적으로 경제학을 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논리가 선뜻 수긍이 갔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말도 안되는 것 같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감성적이며 즉흥적이다. 합리성, 과학적, 이성적, 이런 말들은 불완전한 인간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것들은 즐기기엔 너무 따분하다. 일단 재미없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것과 같다. 가장 합리적이고 분석적이라는 독일 사람들조차 의사 결정을 할 때 90%이상이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고 조사된 자료도 있을 만큼, 인간은 논리적이지 않다. 숫자들로 당신의 고개를 끄덕이게 할 수 있을 지언정 행동으로 옮기게 하지는 못한다. 우리가 높은 스펙에 끌리는 이유는 아름다운 숫자의 향연때문이 아니라, 그것들로 자신이 높아진다는 자존감의 상승 때문이다. 감정적인 납득이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출처 : 어린왕자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새로 사귄 친구 이야기를 할 때면 그들은 가장 긴요한 것은 물어보는 적이 없다. “그 애 목소리는 어떻지? 그 애가 좋아하는 놀이는 무엇이지? 나비를 수집하는지?”라는 말을 그들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나이가 몇이지? 형제는 몇이고? 체중은 얼마지? 아버지 수입은 얼마야?”하고 그들은 묻는다. 그제야 그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 줄로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어른들에게 “창턱에서는 제라늄 화분이 있고 지붕에는 비둘기가 있는 분홍빛의 벽돌집을 보았어요”라고 말하면 그들은 그 집이 어떤 집인지 상상하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십만 프랑짜리 집을 보았어요”라고 말해야만 한다. 그러면 그들은 “아, 참 좋은 집이구나!”하고 소리친다.

마음을 얻고 싶은가? 이야기를 하자

스토리는 창의적 경영의 출발점이다. 이성적인 논리로 지배되는 세상에는 창의성이 없다. 새로움이 없고 항상 예상된 시나리오 대로 굴러간다. 새로움, 톡톡튀는, 예상치 못한. 다 감성적인 부분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소비자들도 똑같다. 경영에 있어서도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물론 실질적인 능력없는 감성은 쓸데없는 때쓰기에 불과하다. 허각이 아무리 형편이 어려웠어도 노래를 못했다면 과연 이 같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상대의 마음을 얻고싶다면 진솔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 소비자와 단순한 거래 관계가 아니라 그들의 삶의 가치를 증진시키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기업철학을 가진 경영자라면 소비자와 이야기를 해야한다.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가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올바른 기업철학과 비전을 가진 후에, 소비자와 스토리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수단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필자 또한, 후에 창업을 하고 새로운 변화를 선도하는 소비자 지향적인 기업을 세우고자 하는 한 사람으로서 우리 기업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쓰기 위하여, 스토리 경영을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서로를 사랑하는 것 만큼 감동적인 것이 있을까?

[슈퍼스타K] 장재인, 그리고 대중성

Insight of sociaty 2010. 10. 16. 21:21 Posted by Green strategist



장재인, 나도 처음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어쩔 수 없는 그녀의 매력에 매료되었다. 자우림의 김윤아를 닮은듯한 보이스에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언어로 표현안되는 민감한
부분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표현력. 나에게 있어 그녀는 완벽한 가수였다.

우승할 줄 알았다. 아니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준결승전에서 떨어졌다.
어제 생방송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그래.... 포퓰리즘이 그런거지 하고 나 자신을 합리화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아픈 과거가 있는 법이다.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슈퍼스타K가 개인
과거사를 이용하여 시청률을 높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예전에 카네기 리더십 강좌를 수강할 당시 각자 가장 아픈 과거를 당당히 말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평소에 그렇게 밝아보이던 사람들이 모두 남들에게는 말 못할 슬픈과거가 하나씩 있었다. 그것도 부모님의 죽음이나 이혼, 장애 등 모두 가슴아린 과거가 있었다. 그런 점을 방송에서 당사자가 말을 한 것은 본인의 내면속에 간직한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노래를 듣는 것이기에 좀 더 와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엠넷이 참가자들에게 개인사를 공개하기를 강요했다면 큰 문제가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준 것이기에 크게 문제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포퓰리즘에 대해서는 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물론 사람마다 다양한
가치기준이 있겠지만, 대중의 스타에 대한 가치기준은 2~3개로 요약된다

외모, 노래실력, 센스

물론 이러한 가치들의 경중을 따지는 것은 개인의 몫이겠지만, 숨어있는 끼와 재능을
가진 스타가 될 자질을 지녔지만 이제까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꿈을 이루지 못한
이에게 꿈을 이룰 기회를 준다는 슈퍼스타K의 본질적인 목적을 볼 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가치는 노래실력이라 생각한다.

노래실력이라는 것도 다양한 평가기준이 있으며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분명 이번 무대에서 대다수가, 그리고 전문가들도 합격자 존 박보다 탈락자
장재인이 더 노래를 잘 불렀다는 글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존 박의 선곡 문제도
있겠지만, 또 개인적인 선호도 문제도 있겠지만, 나는 장재인이 더 노래를 잘 불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중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외모와 센스는 노래실력을 덮어버릴 만큼 컸다. 사실 포퓰리즘의 가장 큰 문제는 집단의 지성이 융합되어 특정 개인보다 뛰어난 집단지성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명증한 판단기준에 따라 현명한 판단력을 갖는 대신 집단적 중우주의에 빠지는 것이다. 대중성은 그래서 항상 예술성 면에 도전을 받는 것 같다.

결론은 대중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대국민 문자투표가 훌륭한 연예인을 뽑는데 가장 효과적인 슈퍼스타 선발전략일지는 몰라도 뛰어난 아티스트를 선발하는 기준은 아니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음 시즌3에서는 좀 더 합리적인 평가기준을 들고 나와 뛰어난 가수들이 많이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